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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미 황선, 문제아줌마들의 통일대담집]그래도 나는 노래하리 덧글 0 | 조회 4,042 | 2015-01-30 14:17:59
관리자  


지은이 : 신은미, 황선

옮긴이 : 문경환

ISBN 9788993884357(03300)

가격 : 5,500원

총 페이지수 : 196쪽

책규격 : 128X187


서문

정말 뜻밖이었다.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선수단과 응원단을 보내겠다고 연락이 오자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많은 이들의 마음에 한 가닥 희망이 피어올랐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내내 남북관계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2000년 6.15공동선언 발표 후 통일에 대한 기대가 잔뜩 부풀었다가 남북관계의 추락과 함께 통일은 어렵겠다, 나아가 통일부장관 입에서 통일이란 말을 쓰지 말자는 얘기까지 나오는 시점이었다. 그런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다시 통일 염원의 불꽃이 타오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솟아올랐다.

당시 나는 여러 강연을 다니며 “박근혜 정부 임기 중에 통일의 열망을 지펴 올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른다, 인천에 가서 통일 응원을 하자”고 호소하였다. 그리고 정말로 아시안게임은 남북관계의 극적인 돌파구를 열었다. 폐막식을 계기로 북한이 고위급 방문단을 긴급 파견한 것이다.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통일의 분위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은 나만 한 게 아니었다. 통일운동단체들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행사의 일환으로 ‘신은미/황선 전국 순회 토크문화콘서트’를 준비했다. 애초에 아시안게임 기간에 하려던 이 행사는 재미동포인 신은미 씨의 사정으로 11~12월에 진행하게 되었다.

신은미 씨는 미국에 살면서 북한 방문기를 ‘오마이뉴스’에 연재해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방북기를 통해 통일언론상 특별상도 수상했고, 통일부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에도 출현했다. 직접 쓴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부도 인정하는 통일전도사라 할 만 하다.

황선 씨는 1998년 한총련 대표로 방북한 이후 통일운동을 계속하다 2005년 평양에서 딸을 출산해 민족의 축복을 받았던 인물이다. 지금은 종편에서 ‘평양원정출산’이라며 종북몰이의 단골 메뉴로 사용하지만 당시는 정부에서도 ‘통일동이’라며 축하선물을 보낼 정도의 경사였다.

이처럼 2000년대와 2010년대를 대표하는 방북여성 두 명이 모여서 자신이 보고 들은 북한을 풀어내는 토크콘서트를 준비한 것이다.

그런데 정말 뜻밖이었다.

이 행사가 이처럼 매스컴의 주목을 끌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환영과 격려의 반응은 아니었다. 종편과 언론들은 토크문화콘서트를 ‘종북콘서트’로 낙인찍고 지난 몇 년 간 갈고닦은 ‘종북마녀사냥’의 절정을 보여주었다. 대한민국 방송·언론의 수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내가 기자로 있는 인터넷 언론사인 NK투데이는 북한의 현실을 꾸밈없이 보여주어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통일을 앞당기자는 사명을 가지고 올해 5월에 창간하였다. 창간 준비 과정에서 신은미 씨를 인터뷰한 적도 있었기에 눈앞에 펼쳐진 ‘종북몰이’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찾다가 토크콘서트에서 대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그리고 그 자리에서 미처 못 한 이야기들을 책으로 묶어보자고 결심했다.

갈릴레이는 천동설만 인정하던 중세 시대 지동설을 주장하다 화형의 위험에 빠졌다. 그는 마녀사냥을 피해 자신의 주장을 번복한 후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아무리 종편과 언론이 덮으려 해도 결코 덮을 수 없는 게 진실이다. 그래서 책 제목도 ‘그래도 나는 노래하리’로 정했다.

장시간 어려운 질문에 성실히 답해준 신은미, 황선 씨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부디 지금의 마녀사냥을 극복하고 남북화해와 통일의 전도사로 더욱 왕성한 활동을 해 주시기를 마음 속 깊이 기원한다.

2014년 12월 2일

문경환


차례

1장.

해외동포를 내쫓는 나라

1. 해외동포 북한 여행 문화의 개척자

2. 한두 번 한 콘서트도 아닌데 왜

3. 국가보안법, 그리고 표현의 자유

4. 가족애보다 위에 있는 반공정신

5. 테러, 심리적 트라우마로 남았다

6. 대통령도 조종하는 종편

7. 30시간 우문현답 끝에 경찰이 패배 인정(?)

2장.

북한, 직접 보니 다르다

1. 소주, 착하고 순한 술

2. 술 좋아하는 DNA는 똑같다

3. 대동강 물은 오염되어야 한다?

4. 아직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 곳도 있다

5. 북한에는 장롱이 있다? 없다?

6. 결혼하면 다 똑같아

7. 요즘 애들 버릇없어

8. 쓰레기통을 요구하다

9. 남북이 서로를 걱정한다

10.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될까

11. 특종! 북한 사람들도 연애를 한다

12. 북한이 어려운 건 사실이다

13. 북한 사람들도 직장을 옮길 수 있나

14. 무엇이 거주이전의 자유인가

15. 세쌍둥이를 극진히 보살피는 이유는 따로 있다

16. 북한 어머니들의 치맛바람

17. 없는 게 없는 장마당

18. 남한 노래 부르다 적발되면?

19. 장롱 속 달러를 끌어내라

20. 스키장, 물놀이장은 어떤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나

21. 한국 드라마가 나오는 북한 방송

3장.

신은미, 황선 사생활을 보여주세요

1. 박정희 전 대통령과 만찬을

2. 통일운동가에서 영화배우로?

3. 인류 공통의 관심사는 자녀교육

4. 17년 전 헤어진 친구들과 만나 수다 떨고 싶어

5. 만나면 통일이다

후 기


후기

해외동포 한 명을 마녀로 만들어 화형대에 올려놓은 나라.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표현할 자유조차 없는 나라.

우리 아이들이 이런 절망의 나라에서 살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

국가보안법 제정일인 12월 1일, 신은미, 황선 두 분은 허위 보도로 명예를 훼손한 종편과 언론을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청 앞에는 종북의 광풍을 보여주듯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누군가는 ‘종북 중독’이라고 표현한다.

마약에 중독되듯 이 사회는 종북몰이에 중독됐다.

누군가는 ‘상상 종북’이라고 표현한다.

실제로 ‘종북’이 아니라도 상상만으로 ‘종북’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종편의 보도를 그대로 믿은 한 고등학생이 테러를 자행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고등학생의 집이 아닌 황선, 바로 테러의 피해자인 황선 씨의 집을 테러 다음날 압수수색했다.

그리고 신은미 씨 역시 출국정지 상태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차례 조사를 받았고 끝내 출국명령을 받아 쫓겨나고 말았다.

황선 씨 역시 통일토크콘서트에 대한 조사를 받았지만 혐의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검찰은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한 발언들, 심지어 17년 전 일기장과 남편의 재판 자료들까지 들춰내 문제를 삼더니 결국 구속시켜버렸다.

상상 종북에 중독된 사회.

이제 스스로의 힘으로는 멈추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마약중독자에게 치료가 필요하듯 상상 종북에 중독된 이 사회도 치료가 필요하다.

눈보라 칼바람을 뚫고 당당하게 걸어가는 신은미, 황선 두 분에게 기대를 걸어 본다.

비록 한 명은 모국에서 쫓겨났고, 한 명은 창살 아래 갇혔지만, 상상 종북에 중독된 이 사회에서 가장 자유로운 이들이 역설적이게도 바로 신은미, 황선 아닐까?

종북 중독의 최대 피해자에서 종북 중독을 치료하는 전문의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 대담집에 실려 있는 민족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 사실과 진실만을 말하는 꾸밈없는 모습 속에서 희망을 본다.

급히 만드느라 많은 내용을 담지는 못했지만 이 책이 우리가 지금껏 잘못 알아온 북한의 현실을 아는 데 조그만 밑거름이 되기를 기원한다.


본문 중

1. 해외동포 북한 여행 문화의 개척자

문경환(이하 문) 먼저 토크콘서트 행사 관련해서 질문을 드리지요. 어떤 취지로 이번 콘서트에 출연하게 됐나요?

황선(이하 황) 지난 여름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이 참가하기로 결정을 내린 바가 있고, 그래서 남북관계가 급진전될 수 있겠다 이렇게 판단을 했습니다. 그 분위기를 반영해서 최근에 북한에 다녀오신 분을 통해서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서로에 대한 동질감을 더 확인하고 통일에 대한 열망을 더 북돋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판단에서 기획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5.24조치를 통해서 남북관계, 민간교류도 끊겼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해외동포들이 남과 북 여행을 비교적 자유롭게 다니면서 다녀오신 경험담을 최근에 책이라든지 언론이라든지 아니면 방송, 아니면 이런 토크쇼 같은 것을 통해서 풀어 낸 예가 많이 있어요. 저 같은 경우도 방북 경험이 있기에 함께 하는 게 어떻겠나, 이런 제안을 받은 거죠.

신은미(이하 신) 예전 같으면 남쪽에 계신 많은 분들이 북한에 가서 현실을 보고 오셨는데 지금같이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잖아요? 그럴 때는 해외동포로서, 해외동포가 남북을 오가기 수월하니까 그런 취지에서 북한에 가서는 남한의 동포들 소식을 전하고 남한에 와서는 북한의 동포들 소식을 전하는 나름 어떤 사명감, 슬픈 특권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런 것을 느끼고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방북 후에 글도 쓰게 됐고.

제가 북한에 가기 전에는 통일에 대한 관심도 없었는데 갔다 와서 북한에 대한 연재를 하다보니까 남쪽에서 많은 분들이 의외로 통일에 대한 열망이 대단하시더라고요. 제 글에 들어오시는 분들이 첫 회부터 몇 십만 씩 들어오시는걸 보고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에게 내가 최근에 보고 느낀 북녘동포들의 소식을 언제든지 전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올해 4월에도 6.15남측위원회에서 초청을 해서 미국에 계신 오인동 박사님하고 전국 20개 도시를 돌았습니다. 그러던 찰나에 이번에 주최 측에서 저에게 아시안게임에 맞춰서 통일콘서트를 했으면 좋겠다는 제의를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아시안게임 때는 올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가족 모임이 있어서 11월 말경에 한국에 갈 계획이라고 했더니 주최 측에서 제가 가는 시간에 맞춰서 배려를 해주신 겁니다. 그렇게 되서 11월 19일 토크콘서트를 하게 됐습니다. 북한에 다녀온 얘기를 듣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다면 미국이건 남한이건 전하는 것이 나름 해외동포로서의 사명감이라서 기꺼이 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온 거죠.

문 시기 문제가 민감한 게 종편에서 워낙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맞춰서 콘서트를 진행했다는 의심을 해서요. 사실 미국 뉴욕 시각으로 11월 18일에 결의안을 통과시킬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따지려면 유엔에게 왜 하필 토크콘서트 하는 날에 맞춰 결의안을 통과시켰냐고 따져야 할 것 같은데요. (웃음)

그런데 해외동포들이 북한에 자주 방문합니까?

신 해외동포들은 남한국적을 제외하고 모든 나라 사람들이 북한을 갈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제일 많이 간 분들은 이산가족인데 몇십 년 전부터 가고 계셨고요. 그리고 남북관계가 좋았을 때 해외동포들도 자연스럽게 북한에 가서 사업도 하고 민간교류 차원, 친선 목적으로 가는 경우가 많이 있었더라고요.

그런데 관광을 목적으로 남한출신의 재미동포가 관광회사를 통해서 간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북한에서 우리 안내원들이 깜짝 놀라면서 북한 관광가자 해서 온 적은 없었다는 거죠. 그래서인지 참 반갑게 맞아줬어요.

문 요즘은 해외동포들이 여행으로 많이 가는 편인가요?

신 사실 예전에도 갔다 오신 분들이 있는데 저처럼 방북기를 쓰지 않아서 안 알려졌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일단 제가 방북기 연재도 하고 책도 내고 하니까 해외동포 사회에서도 “어머, 북한도 갈 수 있는 곳이구나” 하고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게다가 재미동포가 만든 북한 여행 사이트, 여행에이전트도 생겨서 여기를 통해 가는 분들이 계십니다.